참여마당
커뮤니티 > 참여마당
이름 황선필 이메일 hwkawara@gmail.com
작성일 2016-09-24 조회수 2190
파일첨부
제목
내가 배운 술마시는 법 - 이대로 이사 작성,


내가 배운 술마시는 법-젊은이들에게 드림  1995-09-17 08:10 

카테고리 : 1995년  http://blog.paran.com/hitelbest5/1846660 

글쓴이: 이대로[idaero] 

 

내가 배운 술마시는 법(酒法)과 술마실때의 태도(酒道)

 

 

언제인가 나보다 어린사람들에게 말해주고 싶었던 중요한 말 가운데 한가지를 오늘 적어봅니다.

그것은 27년전 대학생때 큰어른으로부터 제가 배운 술마시는 법도입니다.

옛부터 술은 어른 앞에서 배워야 한 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만큼 술은 긴장과 속박속에서 헤어날 수 있게 하고 흥을 돋아주지만 아무렇게나 먹으면 큰탈이 날 수도 있다는 말 인줄 압니다.


요즘 자주 중고등학생들이 대낮에 술이 취해 벌건 얼굴에 비틀 거리고 다니는 꼴을 자주 봅니다.

몇일전에도 여중고생쯤 되는 아가씨가 큰길가에서 술이 취해 비틀거리니 두 남자애가 팔짱을 끼고 가는 것을 보면

서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내가 배운 주도를 내 자식과 그 또래 젊은이들에게 가르처 주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나는 왜정때 중국에서 아나키스트=무정부주의자로서 일제에 항거해 독립운동을 하셨고

해방뒤 성균관대학교 총장을 지내시고 국민문화연구소를 창립 자유사회 시민운동을 하신

우관 이정규박사로부터 주도를 배웠습니다.

우리나라 주법이 중국과 유교에서 유래한 것인데 유교의 본산인 성균관대학교 총장을 지내시고

중국에 오래 살면서 그곳 명사들과 술을 즐기신 큰 어른으로부터 배운 것이니 가장 정통 주법일 것입니다.

우관 선생님은 30여년전 당시 소설가 월탄 박종화님과 함께 이른난 주당이셨습니다.

70대 할아버지인 우관의 모습은 이승만 대통령을 연상시키는 분으로 언제나 근엄하고 인자하신 신선같은 풍모의 점잖은 어른이셨습니다.

당시 나는 국민문화연구소 학생부 회원으로서 학생농촌운동에 열심일때인데 우관의 생신날 미아리 우관댁에 여러어른들 틈에 끼여 초대받아가게 되었습니다.

푸짐한 음식상이 차려지면 먹기전에 어른이 덕담을 하고

"건배!" 또는 요즘엔 "위하여!" "기와자 좋다!"등을 복창하며 모두 함께 축하주를 들게 됩니다.

그날도 다함께 건배를 하였습니다.

그런데 건배를 마치자 마자 고 이정규박사께서 저를 보시며

"저 이군 술마시는 것을 보고 갑자기 주법이 생각이 나서 내가 배운 주법을 말씀 드리겠습니다."

"저기 김군(함께간 다른 대학생)은 술잔을 입에 대자 얼굴을 찡그리는데 이군은 고개를 돌리고 공손한 태도로 술을 맛있게 마시는 것이 주법을 아는 것 같군요"라고 말씀하시며 당신이 배운 주법을 말씀하셨습니다.

사실 나는 주법을 배운 일은 없고 충청도 시골에서 어른들 술마시는 것을 어깨너머로 보고 자랐기 때문에

저도 모르게 유명한 어른들 앞에서 몸둘바를 몰라 공손하게 굴었던 것인데 눈에 뛰셨던가 봅니다.

그당시 국민문화연구소엔 역사학자 홍이섭박사 노인문제전문가 하두철선생님등 여러 명사들과 애국지사들이 많이 모이셨습니다.


그때 배운 주법은 다음과 갈습니다.


[1] 술따르는 법--

오른손으로 손등이 위로 오게하고 주전자 손잡이 또는 술병을 조심스럽게 거머쥐고

왼손으로 주전자 뚜껑을 살작 누르고 또는 술병 밑을 살작 바치며 술을 공손히 따른다.

술따를때 눈은 술잔을 보고 넘치지 안게 잔 가득히 따른다.

채우다 말면 안된다.

왼손으로 손바닥이 위로 향하게 주전자손잡이를 쥐고 따르는 것은 너와 싸우자 또는 기분 나쁘다는 표시로 실례가 된다.

오른손으로 따르되 손바닥이 위로 향하게 주전자 손잡이를 쥐고 거만하게 술따르는 것 또한 실례다.

술따를때 "그동안 찾아 뵙지 못해 죄송합니다"등 인사말 또는 덕담을 나누는 것이 아무말 없이 따르는 것보다 좋다.

아주 웃어른이면 무릅꿇고 따른다. 술따르고 주전자도 조용히 놓는다.


[2] 술잔 받는 법--

어른이 술을 따라줄때는 술잔을 두손으로 받처들고 받는다.

아주 큰어른이면 무릅꿇고 받는다.

술잔 받으면서 인사말 나눈다.

술잔을 받으면 바로 놓지 말고 마신다.

술을 못하면 입에 대었다가 놓는다.

마시지 안고 그냥 놓으면 기분 나쁘다는 표시가 되어 큰 실례이다.

건배시엔 받고 있다 함께 잔을 들고 건배한다.

술을 마실줄 모른다고 술잔을 들지 않고 멍청하게 앉아있는 것은 주도에 어긋난다.

어른 앞에서는 마주보고 마시지 말고 조금 고개를 돌리고 마시는 것은 공경의 표시다.

술 맛이 쓰다고 얼굴을 찡그리고 진저리치는 것 또한 주도에 어긋난다.

잔을 비울때 술이 맛있는 표정을 짓는 것이 좋다.

아쉬운 듯 입맛을 다신다든가 맛잇게 쪽 빨아 잔을 비우는 것이 좋다.

친구간이면 "햐-!! 술맛 좋 다!!!" 하며 흥을 돋우는 것 또한 좋다.

아무말 아무표정 없이 술잔만 비우 는 것은 멋없다.


[3] 어른을 먼저 따라드리고 그 손아래 순서대로 따른다.

특별한 자리에 손님 또는 주빈 먼저 따를 수도 있겠다.

술잔을 받았으면 꼭 되돌려 따라 쥐라. 자기만 술잔 받아 마시고 말면 안된다.

술이란 흥겹자고 마시는 것이다.

술은 한잔 세잔 다섯잔 식으로 따라 주고 받는 맛으로 마신다.

권하는 맛에, 남이 따라주는 맛에 술이 좋게 취한다.

자신이 따라 마시는 것이 아니다.

술을 잘따르는 것도 마시는 것 못지 않게 중요하다.

옆사람이 술잔을 비웠는데도 술을 따르지 않으면 그만 마시자는 뜻이 될 수 있다.

술을 먹지 못한다고 엿사람에게 술을 따르지도 않는데 그것 또한 멋이 없다.

상냥한 기생이 생글생글 웃으며 따르는 모습에 술맛나고 매상이 올라가는 것분위기에 주도가 있다.


[4] 술은 취하는 멋으로 마신다.

술을 먹을 줄 모르면 물을 마시고 취할 줄 알아야 한다.

술을 마시고 취하지 않고 더 표정이 굳으면 술자리가 딱딱해진다.

그러나 술을 절제할 줄 알아야 한다.

술에 먹히게 취하면 안되고 술을 이길 정도로 취하는 것은 좋다.

주량을 자신이 알고 절제할 줄 알아야 한다.

이 기분 좋을 정도 그 다음 술이 사람을 먹게되고 술이 사람혼을 빼가게 되면 안된다.

기분좋게 마시고 놀줄 알아야 한다. 분위기를 맞출줄 알아야 한다

.

그리고 술을 술마시듯 벌컥벌컥 마시는 것보다 코로 입술로 혀로 음미하며 술술 부드럽게 마셔야 한다.

술때문에 몸버리고 집안과 인생을 망친사람을 많이 본다.


[5] 술주정을 해선 안된다.

술을 마시면 남에게 피해를 주는 사람이 있다.

싸운다던가 운다던가 때려 부순다던가 해선 안된다.

취하는 것도 즐겁고 깨는 것도 즐거워야 한다.

술을 먹지 안았을때는 젊잖다가 술만 먹으면 개같이 행동하는 사람이 있다.

그리고 후회한다. 어른 앞에서 술을 배우지 않고 혼자 폭주를 해버릇 한사람이 그런 일이 많다.

술을 중독되게 마셔도 못쓴다.

술해장국 또는 요즘 약품으로 술독을 잘 풀어야 한다. 잘못하면 몸을 크게 해친다.

나쁜 술버릇이 들지 않도록 배울때 조심해야 한다.


그밖에 여러가지 주도가 있겠으나 기본적인 것 다섯가지를 적었습니다.

적당히 마시면 건강에도 좋다고 합니다. 그러나 지나치게 마시면 독약이 되고 실수를 해서 큰 피해를 봅니다.

술이 좋은 친구를 사귀게도 만들고 어려운 일도 풀어주기도 한다.

기분 좋을때 사랑하는 친구와 삶을 의논하거나 흥겹게 놀며 마시는 술은 참좋습니다.

그러나 화가 나서 혼자 폭음하던가 운전하기전 마시는 술은 아주 좋지 않습니다.

 

술자리라고 무례하게 행동하지 말고 예의를 지켜서 서로 술맛이 나게 할줄 알아야 겠습니다.

요즘 젊은이 뿐 아니라 어른들도 주법을 모르는 사람이 너무 많습니다.

길에서 술에 취에 비틀거리고 끌어앉고 뽀뽀까지 하는 모습을 오늘도 보면서 안타까운 마음에 서 썼습니다.

살기 좋아졌다고 술독에 빠지고 술값으로 돈을 뿌리지 말고

좋은 책도 사보고 좋은 글을 써서 이 곳에 많이 올리는 여유를 가집시다.


일찍이 내게 주두를 가르처준 저세상에 계신 우관께 인사드린다.

나도 우관처럼 깨끗하고 품위있게 늙고 언제나 자세 흐트리지 않고 술을 음미하며 마시


고싶다.요즘 그분의 뜻을 제대로 받들지 못하고 국민문화연구소 활동에 적극적이지 못하고

한글과 내삶에 허우적대고 있음을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다른 분도 더 좋은 주도를 소개하고 이 주법을 꼭실행하고 또 다른 사람들께 전해서 좋은 우리 술문화가 자리잡기를 바란다.


- 좋은 친구와 한잔하고 싶다. 그리고 좋은 얘기 많이 나누고 싶다.-

이전글 민단 [창단 70주년 기념식전 참가]
다음글 구파 백정기 의사 순국 82주기 추모식 기사 내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