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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 회 사
일제 강점기 나라의 주권 회복을 위해 지고지난의 길을 걸었던 많은 독립 운동가 중에는 친가, 외가, 처가를 가리지 않고 부자 형제들이 직접 결사의 항쟁에 뛰어 들었거나 혹은 그 뒷바라지를 한 집안이 적지 않습니다. 백사 이항복의 후손인 우당 이회영 6형제의 중국망명투쟁은 잘 알려져 있거니와, 충남 홍성의 백야, 시야 형제의 열혈 투쟁, 그리고 인천 장봉도 출신의 갑규, 을규, 정규 형제의 항일 투쟁도 돋보입니다.
이들의 공통된 특징은 일가의 안위와 부귀를 구하지 아니하고 온 일가가 빼앗긴 국권을 되찾기 위한 항일 투쟁으로 노블리스 오블리쥐를 실천한 점이며, 또 한가지는 이들이 단순한 의분으로 항일 투쟁에 뛰어든 것이 아니라 아나키즘적 신념으로 무장했던 사상투쟁가였던 점입니다.
즉, 이들의 항일 투쟁은 현실의 지배권력인 군국주의 일본의 패망을 위한 투쟁이었을 뿐만 아니라 더 근본적인 인간의 자유와 자주협동의 이상을 향한 투쟁이었음을 알게 합니다. 왜냐하면 이들이 국권을 회복한 이후에도 그 이상사회를 향한 끊임없는 노력을 경주했으며 그들의 후손들이 그 사업을 이어받아 지금도 활동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아나키즘의 새시대에의 복원력과 지속성을 의미한다고 볼수 있습니다. 즉 아나키즘적 정신은 비록 형태는 바뀔지라도 영구히 지속될 것이며 그럼으로써 새 시대의 새로운 사상의 근본이 될 것입니다.
이런 점에서 우리가 할 일이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역사기록에서 조명되지 못했던 독립운동가를 찾아 그들을 역사 위에 드러나게 하는 일과 또 하나는 그들의 정신을 오늘의 현실에 어떻게 구현하는가입니다. 이 일의 시작으로 오늘 하유 이종봉선생의 밝혀지지 않았던 일제 강점기의 투쟁을 드러내고자 합니다 하유 선생은 숙부인 회관, 우관에 가리어 그 활동이 두드러지지 않았으나 몇 연구자들에 의해 그 일가의 일제하 투쟁 활동 규모가 밝혀짐을 기쁘게 생각합니다. 연구자들의 노고를 격려하며 이에 개회사를 대신합니다.
2021년 12월 23일
국민문화연구소 회장 엄동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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