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 인사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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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문화연구소는 1964년 문교부사회단체 등록 제1호 단체이며, 1970년 문화공보부에 사단법인체로 변경 등록되어 오늘에 이르렀으니 정부 공인단체로만 50년이 넘었습니다. 애초에 해방공간 어름인 1947년부터 우관又觀 이정규李丁奎 선생이 중심이 되어 민족의 희망찬 미래를 열어가기 위해서는 면면히 이어 온 일반 서민층의 생활문화를 연구, 계발하여 새로운 민족문화를 창달하고 세계인류 문화에 제시하자는 취지로 모임을 가져 왔으니 그 연원으로 따져보면 70년 역사를 가진 단체입니다.

 “국민문화연구소가 뭐하는 단체냐?” 이런 말을 많이 들어 왔고 지금도 듣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국민문화연구소의 정체성을 묻는 질문입니다. 어찌 보면 간단히 답할 수 있으나 또 간단히 답할 수 없는 요소도 있습니다. 국민문화연구소는 우관 이정규 선생의 방향 제시와 수민樹民 이문창李文昌 선생의 필생의 헌신으로 이루어진 단체입니다, 우관 선생이 아나키즘에 바탕을 둔 자주협동적 자유사회 건설을 제시한 것에 대해, 수민 이문창 선생은 약관의 시절부터 이를 구현하기 위해 시대가 허용했던 범위 내에서 갖가지 실행운동을 전개해 왔습니다. 1960년대의 시민교양강좌 활동, 대학생 농촌활동 지도 및 농어촌 문화반 활동과 국민수산授産운동, 1970년대의 농촌운동자협의회 결성과 실험소비조합 운동, 1980년대 이후 도농都農간 생활협동 운동, 1990년대의 민족동질성회복을 위한 해외 민족문고보내기 운동 그리고 2000년대 새로운 세기에 들어 자유사회주의 이념의 새로운 조명과 실천 운동이 바로 그것입니다. 또한 근년에 한국아나키스트독립운동가기념사업회를 결성하여 외면 받아왔던 일제하 독립운동사의 한 축을 바로 세우면서 본 연구소가 한국 아나키즘 실천운동의 중심이 되었습니다.

 아나키즘은 고도의 인본주의에서 비롯된 사상이어서 인간을 구속하는 모든 권력과 조직과 제도를 부정하고 자유, 민주, 평등사회를 지향하는 바, 그 본질이 왜곡되어 오래도록 다중多衆으로부터 외면 받아 왔습니다. 우리 연구소가 70년의 역사를 가진 단체이나 외형적으로 성장하지 못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그러나 외부의 지원 없이 오로지 회원 제위의 회비로만 운영하는 어려움 속에서도 강연, 세미나, 연구발표회, 출판사업, 산하 유관단체의 활동과 인적교류 등으로 나름대로의 내공을 쌓아 왔습니다. 그때그때의 사회적 환경에 따라 연구소 활동의 역동성에 부침이 있었으나 우리가 지향하는 바를 향해 눈에 보이듯 안 보이듯 꾸준히 이어 왔습니다.

 공산체제가 무너지고 자본주의도 한계에 이른 금세기에 아나키즘적 자주협동 사회는 인류에게 새로운 지평일 수 있습니다. 우리가 뿌리는 미래사회에의 희망의 씨앗은 빈약하고 우리가 바라는 미래는 유토피아일 수도 있으나, 그래도 이 사회 한 구석에 꿈꾸는 자의 집단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국민문화연구소의 존재가치는 있습니다.

 오늘, 첨단시대에 적응하는 능력이 부족하여 이제야 연구소 활동을 알리는 홈페이지를 엽니다만, 이를 통해 젊고 창의적인 인재들이 많이 동참하여 국민문화연구소가 괄목상대하게 발전하기를 소망해 봅니다.
회장 엄동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