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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김창덕 이메일 guso9662@daum.net
작성일 2021-12-27 조회수 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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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하유 이종봉 서거 71주기 추모 학술회의 유족 인사말(이원영)

유족 인사말

 

 

날씨도 춥고 코로나19로 여러가지 어려운 상황에도 우관일가의 독립운동과 아나키즘에 관한 학술회의를 개최해 주신 사단법인 국민문화연구소에 유족을 대표하여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아울러 한국아나키즘학회와 한국아나키스트독립운동가기념사업회에도 감사함을 드립니다. 또 바쁘신 시간을 내시어 사라져가는 자료들을 찾아내어 연구하시고 발표해주시는 발표자님들께도 감사함을 드립니다.

저는 실제로 하유 아버님의 모습을 기억하지 못합니다. 제가 태어난지 18개월 되던 어느날 아버지께서는 갑자기 위출혈로 세상을 떠나셨으니까요.

그러나 우관 할아버지의 보살핌과 독립운동을 함께 하신 동지분들께서 들려주신 하유동지에 관한 좋은 추억들을 간직하고 동지분들의 하유 사랑으로 이해평선생님께선 가보로 내려오는 귀한 용계석 벼루를 저에게 선물하시고 에스페란토사전도 주시면서 격려해 주시고 세배간 저희 딸들에게 항상 내가 너희 외조부 때문에 사람이 되었다며 아버지의 솔선수범에 관하여서 늘 말씀하셨습니다. 또 이동순선생님께서는 귀한 우장춘박사 회갑논문집을 저에게 주시면서 격려해주시고 제가 전공을 정하는데 큰 역할을 해주셨습니다. 결국 아버지께서는 돌아가셨지만 저에게 무언으로 동지분들을 통하여서 저를 바른길로 인도하여 주셨다고 생각하고 감사드립니다.

특히 우관 할아버지께서는 세 살때부터 저를 길러주셨고 함께 생활하면서 두 내외분이 돌아가실 때까지 가까이에서 모셨습니다. 우관 할아버지는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시듯이 냉철하고 이론가이며 선동투쟁적인 면이 강하다고 생각하실지 모르겠으나 제가 보기에 우관 할아버님은 무엇보다 사랑이 충만한 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우선 첫째는 나라 사랑이 누구보다 뚜렷하셨습니다. 나라 잃은 국민으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고 누구에게 칭찬받고자 한 것이 아니라고 하시며 공훈신청도 하지 않으셨습니다.

둘째로는 부모 사랑입니다. 삼진사인 아버님 형제분들 중에 관훈 할아버님께 형님이 양자가기를 거부하자 할머니께서 우시면서 걱정하셨는데 사랑하는 할머니께서 그렇게 원하신다면 형님 대신 내가 양자로 가겠다고 어린 나이에 선뜻 나서서 양자로 가셨습니다. 6.25 직전 양모가 돌아가시면서 피난 시절과 돌아가시기 전까지 모시고 사셨는데 피난 시절 혼자 친구분들도 없고 적적하실 것 같아 어린 저에게 천자문을 매일 가르치시도록 배려하시고 다섯 살 때는 책거리까지 해주셨던 기억이 있습니다.

셋째는 형제 사랑입니다. 독립운동하시는 중에도 동지분들 사이에서는 늘 쌍둥이 형제로 기억될 정도로 함께하셨습니다. 가까이에 사시면서 거의 매일 사랑방에서 독립운동 당시의 옛 동지들을 추억하며 생각을 나누시며 점심 저녁 겸상으로 반주를 함께하시고 늦게야 집에 돌아가시곤 한 기억이 생생합니다.

넷째는 아내 사랑입니다. 결혼 후 얼마 안 되어 부터 10여 년을 함께하지 못한 미안함으로 노래에는 관절염이셨던 할머니를 업어내리시며 너희들이 사랑을 뭘 아느냐고 하시고 우리가 진정 사랑하는 것이라고 하시며 돌아가신 후에도 너희 할머니 차가운 땅속에서 얼마나 춥겠냐며 잠을 설치셨습니다.

다섯째로 조카인 하유 사랑과 동지의 딸이자 조카며느리를 정말 딸같이 사랑하셔서 눈물로 호소하며 저를 데려다 키우겠다는 어머니를 눈물로 만류하시며 삼십 대에 홀로된 어머니를 시부모님과 육 형제의 시집의 굴레에서 벗어나게 하시며 어린 저를 키우시겠다는 용단을 내리셨던 것을 늦게야 깨닫게 되었습니다.

철부지인 저를 키우시면서도 항상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우리 강아지라 하시며 앞날에 한 가정의 중심이 될 텐데 내가 제일이라는 생각은 문제라며 학교의 교풍이 중요하다고 하시며 바쁘신 중에도 교장 선생님을 면담하시고 학교를 결정하실 정도로 훌륭하신 교육자이셨습니다. 또한, 애주가시며 미식가이시고 해산물을 즐기셨습니다. “안주가 있는데 주인이 없구나하시며~

여섯째로 몸담으셨던 성균관대학교를 사랑하시며 앞날의 훌륭한 인재들이 많이 들어오기 위해서는 재단이 튼튼하여 좋은 시설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시며 외국의 큰 기업들이 교육에 참여하는 문화를 꿈꾸며 삼성 이병철 회장을 만나셨습니다. 아울러 동료 교수와 제자 사랑이 극진하시어 어려운 제자들을 안타까워하시며 앞날을 기약하는 제자들 주례도 기쁘게 서시며 앞날을 축복하여 주셨습니다.

일곱째로 사단법인 국민문화연구소와 농촌운동자협의회를 사랑하시면서 함께하시는 지도교수님과 젊은 동지들과 학생회원들을 사랑하셨습니다.

특히 젊음을 조국에 바친 동지분들이 어려운 생활하는 것을 한탄하시며 안타까워하셨습니다.

끝으로 오늘 몇 분의 집안 어른들만 조명이 되어 발표되었지만, 그 배후에는 큰 형님인 갑규할아버님을 비롯하여 아버님 대의 삼진사어른들과 외조부와 외숙부님들의 보이지 않는 물심양면의 도우심이 나라를 찾기 위한 독립운동의 큰 밑거름이 되었다고 생각하며 그분들의 영령들께 다시 한번 감사함을 드립니다.

또한, 빛도 못 받고 젊음을 조국에 바치신 많은 독립운동가와 아나키스트 동지분들께도 감사의 묵념을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211223

 

유족대표 이원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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